자녀가 학교에 입학해 사회인이 될 때까지 해마다 두 차례씩 맞는 방학. 부모와 자녀가 갈등 없이 만족스러운 방학을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1. 규칙적인 생활: 가정에서 바른 생활 습관이 정착된 아이는 방학도 알차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다. 2. 계획표 만들기: 학습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3. 생활 능력 길러주기: 자녀가 소소하게나마 집안일을 도우면 독립심은 물론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지고 부모의 수고도 알 수 있다. 4. 적절한 야외활동: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운동이나 체험, 여행, 봉사와 같은 야외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경험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신체 활동을 늘려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5. 충분한 대화로 유대감 높이기: 자녀에게 바람을 얘기할 땐 부드럽게 청하는 말투로 하고, 자녀가 반항적이거나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더라도 무조건 나무라기보다 차근차근 대화를 시도해보자. 자녀의 입장을 이해하며 불만 요인을 해결해 나갈 때 유대감도 커진다.
학생들에게 여름이나 겨울이 좋은 이유를 물으면 ‘방학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학교를 벗어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학은 학생들에게는 특권이요, 직장인들에게는 부러움이다.
그런데 ‘방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대되고 설렌다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방학이 싫다는 학생들도 있다. 이유는 ‘평소보다 학원을 많이 다녀야 해서’, ‘엄마가 잔소리를 많이 해서’, ‘심심해서’, ‘밥을 혼자 먹어야 해서’ 등이다.
학생뿐만 아니다. ‘아이의 방학은 엄마의 개학’이란 말이 있을 만큼 자녀의 방학에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는 학부모도 많다. 어느 교육전문기업에서 학부모 5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70% 이상이 자녀의 방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전업주부의 경우 자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매끼 식사와 간식 준비, 학업과 생활 습관까지 챙기다 보면 자녀와의 갈등도 커진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직장인은 자녀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데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다.
자녀가 학교에 입학해 사회인이 될 때까지 해마다 두 차례씩 맞는 방학. 부모와 자녀가 갈등 없이 만족스러운 방학을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1. 규칙적인 생활
방학이 시작되면 몸과 마음이 느슨해져 밤늦게까지 놀고 아침에는 늦잠을 자려는 자녀와, 이를 용납지 않으려는 부모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면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기 쉽다. 생체리듬이 깨지고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어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가정에서 바른 생활 습관이 정착된 아이는 방학도 알차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다. 기상·취침, 식사, TV와 인터넷 사용, 공부·운동 시간 등을 정하여 자녀가 규칙적으로 생활하도록 돕고, 먼저는 부모가 본을 보이자. 부모가 독서와 운동을 생활화하며 부지런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면 자녀도 자연히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다.
2. 계획표 만들기
계획표를 짜는 건 학습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부모는 자녀가 계획표 짜는 일을 돕되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 서로 동의하에 정하고, 많은 계획보다는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정해야 한다. 계획표를 만들어 자녀가 방학 동안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유도하면 잔소리도 줄일 수 있다.
계획을 세울 때는 가장 큰 목표를 먼저 정한 뒤 일주일 단위, 요일별로 실천 방안을 마련한다. ‘수학 공부 1시간’, ‘운동 30분’, ‘TV 시청 1시간’. 이렇게 계획하기보다는 ‘수학 문제집 5장 풀기’, ‘줄넘기 50개, 공원 2바퀴 돌기’, ‘식사 후 TV 프로그램 하나 보기’ 등 구체적으로 정해야 실천 가능성도 높다. 해야 할 일들은 오전에,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이나 휴식 시간은 오후에 갖는 것이 좋으며, 자녀가 학원을 다니는 경우 오전에 보내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자녀가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채근하지 말고 융통성 있게 수정·보완하여 실천의 성취감을 느끼게 하자.
3. 생활 능력 길러주기
방학 기간에 자녀의 수발을 일일이 들어주면 부모도 쉬이 지치고, 자녀에게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안일을 하지 않고 공부만 하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자란 아이는 노동의 가치를 모르고 부모가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시간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여유가 있는 방학은 자녀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을 익힐 좋은 기회다. 연령대에 따라 자녀에게 설거지, 방 청소, 화분에 물 주기, 쓰레기 버리기, 빨래, 요리, 바느질 등 적당한 임무를 맡기자. 자녀가 소소하게나마 집안일을 도우면 독립심은 물론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지고 부모의 수고도 알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기보다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맡은 일에 대한 자녀의 성취감과 행복도도 올라간다.
4. 적절한 야외활동
방학 때 집에서 컴퓨터나 TV를 끼고 시간을 허망하게 보내거나 빡빡한 학원 일정을 소화하기 바쁜 아이들이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운동이나 체험, 여행, 봉사와 같은 야외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경험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신체 활동을 늘려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야외 활동 내용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자녀가 흥미 있어 하고 즐거워하는 활동 위주로 세우자. 자녀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고, 잘못하거나 실수하더라도 관대하게 넘겨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하자. 자녀가 즐거운 시간을 맘껏 누리게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주어 학습 능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5. 충분한 대화로 유대감 높이기
“방학이라고 매일 놀기만 할 거야?”, “지금이 몇 신데 아직도 자고 있어?”, “휴대폰 좀 그만 봐”…. 많은 학생이 방학을 두려워하는 이유로 ‘부모의 잔소리’를 꼽는다. 잔소리는 부모 자녀 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부모 자녀 간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갈수록 많은 갈등에 부닥치게 된다. 자녀가 방학 동안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일도 중요하다. 자녀에게 바람을 얘기할 땐 부드럽게 청하는 말투로 하고, 자녀가 반항적이거나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더라도 무조건 나무라기보다 차근차근 대화를 시도해보자. 자녀의 입장을 이해하며 불만 요인을 해결해 나갈 때 유대감도 커진다.
학생이 개학 후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증상을 ‘방학 후유증’이라 한다. 이는 늦잠, 무기력, 짜증 등을 동반해 겪는 학생도 괴롭고,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불편하다. 자녀의 방학 후유증을 방지하려면 자녀만 아니라 부모 역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방학 동안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면 함께하는 부모의 행동과 습관, 말투, 태도 등이 그대로 비춰져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방학. 자녀가 가정 안팎에서의 생활을 잘 꾸려나가도록 부모가 조력자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자녀의 보람은 곧 부모의 보람이 되고, 후회 없는 방학 끝에 활기찬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