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이 많다 보니 출근하는 남편의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준 날이 많았습니다. 어쩌다 잠을 설쳐 일찍 일어나는 날에도 남편은 회사에서 주는 샌드위치를 먹으면 된다며 식사보다는 저의 컨디션을 더 염려했습니다. 하루는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침에 빈속으로 출근하면 얼마나 속이 허할까?’
그날 저녁, 남편의 아침을 차려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장을 봤습니다. 혹여나 남편이 만류할까 싶어,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못하는 것 같으니 일찍 일어나 같이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자 남편도 그전처럼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떠 부리나케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메뉴는 떡만둣국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아침을 먹은 남편은 든든하고 좋다며 고마워했습니다. 그러고는 아침에 회사에서 받는 샌드위치를 제게 가져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남편은 퇴근하면서 약속대로 샌드위치를 하나씩 가져왔습니다. 먹어보니 냉장 보관용이라 차가웠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아침마다 빈속에 차가운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생각하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진작에 아침을 챙겨줄 걸 하는 후회도 들었지요.
전에도 남편의 아침을 차려준 적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이 덜 깬 상태로 아침을 차리고는 곧장 침대로 달려가는 저를 보며 남편은 아침상 받기가 미안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남편은 아침밥을 안 먹어도 괜찮다 했고, 저는 그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던 것입니다.
무심한 듯해도 언제나 가족이 우선인 남편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아침밥 먹고 남편이 더욱 힘찬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