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없는 자동차 경기


2004년 3월,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 자동차 경기가 열렸습니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차량이 약 240㎞ 코스를 10시간 이내에 완주해야 수상 자격이 주어지는 경기였습니다. 현장은 기술 혁신의 장으로 언론의 기대를 모았고, 지켜보는 관중들도 들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출발 신호가 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두의 기대는 곤두박질치고 말았습니다. 참가한 차량 15대 중 2대는 시동조차 못 걸었고, 어떤 차량은 첫 구역에서 전복되었습니다. 일부는 방향을 잡지 못해 빙글빙글 돌거나 경로를 이탈해 엉뚱한 쪽으로 가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가장 멀리 간 차도 12㎞에서 멈춰 섰습니다. 현장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충격과 동시에 실소를 터뜨렸고, 언론은 ‘사막에서의 대실패’, ‘빠르고 비참하게 끝난 로봇 경주’라는 제목으로 실패에 주목했습니다.

1년 후, 경기가 다시 열렸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한 대도 완주하지 못했던 전년과 달리 무려 5대가 완주에 성공했고, 한 대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전년도 최장 주행 기록을 돌파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실패의 쓴맛을 안겨준 전년도 경기는 사실상 시험 무대이자, 세상을 바꾸는 혁신의 발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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