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중세 시대 한 기사가 전투에 참여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가문의 명예가 달린 일이기에, 그는 곧장 전장으로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갈 길이 멀어 이것저것 챙길 짐이 많았습니다. 햇빛을 가릴 모자와 비바람을 막을 옷, 잠잘 때 사용할 부드러운 담요와 베개도 꾸렸습니다. 넉넉한 식량은 물론 추위에 대비해 모닥불을 피울 장작까지 바리바리 챙겼지요. 노정에 필요한 물건을 하나라도 빠뜨릴까, 그는 짐을 싸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준비를 마친 기사는 짐 보따리를 말 등에 실었습니다. 보따리의 무게에 짓눌린 말이 휘청거렸지만, 기사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생각에 흡족한 마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전장에 도착한 기사는 군대에 합류하기 위해 말에 실린 짐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보따리를 풀어 물건을 점검하던 그가 갑자기 사색이 되어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맙소사, 무기를 준비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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