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고 세계여행의 꿈을 키운 한국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꿈을 위해 지리학을 전공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유학을 계기로 미국 본토를 누빈 그는 본격적으로 세계여행을 시작해 알래스카에서부터 히말라야의 오지까지, 약 30년 동안 20차례에 걸쳐 160여 개국을 밟았습니다. 그가 한국인 최초의 세계 여행가, 김찬삼입니다.
그가 처음 세계여행을 떠난 해는 1958년입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6·25전쟁으로 파괴된 산업시설이 채 복구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했습니다. 게다가 국제 사회는 냉전으로 인해 특별한 사유 없이는 비자 발급이 어려웠고,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타국을 여행한다는 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김찬삼은 꿈꾸고 행동했습니다. 손에는 세계지도를, 얼굴에는 만국 공용어인 미소를 장착하고서요.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대한민국을 알렸고, 여행기를 통해 대한민국에 세계를 소개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미지의 세계였던 땅이, 발걸음을 내디딘 이에게는 발 아래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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