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 덕분에 병을 고친 사람


조선 후기, 서인의 영수 송시열과 남인의 영수 허목은 정적이었습니다. 국가의 예법 문제를 논할 때마다 의견이 엇갈렸고, 서로를 역적으로 몰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밀 만큼 상극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송시열이 중병으로 앓아누웠습니다. 여러 약을 써도 효과가 없고, 내로라하는 의원에게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전전긍긍하던 그는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허목에게 사람을 보냈습니다. 허목이 의학에 능통했기에 처방을 부탁한 것입니다.

그런데 허목이 내린 처방 중에는 ‘비상’이라는, 일종의 극약이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허목이 불순한 의도로 쓴 처방이라며,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만류했습니다. 그러나 송시열은 허목이 정적이긴 해도 사사롭게 자신을 해할 인물이 아니라며 처방대로 약재를 달여 먹었습니다.

얼마 뒤 송시열은 병이 나아 기력을 회복했습니다. 비록 조정에서는 원수 같은 사이였지만, 상대의 뛰어난 점을 인정하고 혐의 없이 믿었기에 병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Go Top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복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