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아이가 엄마, 동생과 함께 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엄마 옆자리는 동생이 차지하고, 아이는 남은 뒷좌석에 혼자 앉았습니다. 아이도 엄마 옆에 앉고 싶었지만, 차마 떼를 쓸 수는 없었습니다. 깔깔거리는 동생의 웃음소리에 더욱 속상해진 아이는,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마자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할머니가 아이 뒤를 따라 들어갔습니다.
“우리 큰 강아지, 버스 타고 오느라 힘들었지? 얼굴에 ‘나 속상해요’라고 쓰여 있네?”
“동생이 맨날 엄마 옆자리를 뺏어 가요.”
아이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이구, 그래서 속상했구나. 그런데 그거 아니? 우리 큰 강아지는 그 정도 양보에 끄떡없단다.”
“왜요?”
“네 마음에는 이미 엄마의 사랑이 가득 차 있거든. 동생보다 네가 더 오래 엄마랑 함께했잖니? 그러니 자리를 뺏긴 게 아니라, 동생한테 나눠주는 여유를 누리는 거란다. 양보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할 수 있거든.”
다정한 목소리로 다독이는 할머니의 말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