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상인이 참기름병을 수레에 가득 싣고 장터로 향했습니다. 행인이 많은 길에 자리를 잡은 상인은 참기름을 사라고 외쳤지만 반나절 동안 하나도 팔지 못했습니다. 점점 조바심이 나던 중, 커다란 봇짐을 짊어진 나그네가 수레 옆을 지나면서 참기름병 하나를 깨트렸습니다. 화가 난 상인이 나그네를 붙잡고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당장 참기름값을 물어주시오!”
“나는 그저 길을 갔을 뿐이오. 애초에 수레를 이곳에 세운 당신 잘못 아니오?”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깨어진 참기름병에서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와 장터에 가득 퍼졌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수레 앞에 멈춰 섰습니다.
“냄새가 참 고소하구려. 죽은 나물 맛도 살리겠네!”
상인은 참기름을 사겠다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나그네는 오도 가도 못한 채 그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참기름은 동이 났고, 상인의 전대는 두둑해졌습니다. 상인은 멋쩍게 웃으며 나그네에게 말했습니다.
“허허, 미안하게 됐소. 참기름병 깨진 것이 화인 줄 알았더니, 오히려 장사를 살렸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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