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셀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결과는 제한적이나, 씨앗이 품은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뜻입니다.
씨앗의 가치를 깨달은 소련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는 씨앗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는 1900년대 초, 가뭄과 병충해로 식량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기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품종의 씨앗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약 20년 동안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60여 개국을 돌며 수십만 종의 씨앗을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현대적 종자 은행을 설립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종 전염병과 풍토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그의 연구가 정치적으로 탄압의 대상이 되어 감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모은 씨앗들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황폐해진 소련의 농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결과로 전부를 평가합니다. 그러나 당장은 아무 변화가 없더라도 씨앗의 힘을 믿는다면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씨앗 속에 무한한 잠재력이 꿈틀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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