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한 젊은 정원사가 나섰습니다. 그는 늘 나무 곁에 머물며 때에 따라 물과 거름을 주고, 벌레를 쫓았으며, 추운 날에는 천을 둘러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치 아기를 보살피듯 정성을 쏟았지요. 그러나 나무는 수년이 지나도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실망한 왕은 기대를 버리고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지요. 모두의 무관심 속에 정원사만이 한결같이 나무를 보살피던 어느 날, 가지에 꽃망울이 맺히더니 마침내 아름다운 꽃이 피었습니다. 왕은 이제 영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지요.
그런데 긴 세월이 흐른 뒤, 왕은 문득 노인이 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나무에 얽힌 전설을 거짓으로 여겼습니다. 심란한 기분을 달래려 정원을 거닐던 왕은 여전히 성실하게 나무를 돌보는 정원사를 보았습니다. 세월 따라 늙어버린 왕과 달리, 그는 변한 데 없이 처음 모습 그대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왕은 영생을 얻은 나무의 주인이 바로 정원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