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경기에 출전한 호주의 브래드버리. 그는 출발 신호 전에 움직이는 실수를 반복하며 조별 예선을 아슬하게 통과했습니다. 4명 중 2명만 올라가는 준준결승에서는 3위에 머물러 탈락하는 듯했으나, 2위 선수가 반칙 처리되어 구사일생으로 다음 경기에 진출했지요.
준결승전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브래드버리는 초반부터 뒤처졌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에서 앞서가던 선수들이 치열한 자리다툼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얼떨결에 결승전까지 나가게 되었습니다. 결승전 역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였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선두 그룹과의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격렬한 몸싸움 끝에 모조리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꼴찌로 달리던 브래드버리는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 생각지도 못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사실 노장 선수인 그는 훈련 도중 심각한 부상으로 은퇴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에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일념으로 어려움을 극복했고, 그 결과 값진 선물을 얻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그의 메달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최고의 실력이 아니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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