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자연석인 주춧돌 위에 기둥을 단단히 세우기 위해서는 서로 맞닿는 면이 일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나무 기둥의 밑면을 주춧돌 표면의 굴곡에 맞춰 정교하게 깎고 다듬어야 하는데, 그 작업을 가리켜 ‘그랭이질’이라 합니다. 그랭이질이 잘되면 못이나 접착제로 고정하거나 버팀목을 대지 않아도 주춧돌 위에 기둥이 우뚝 서게 됩니다. 두 부재(部材)가 맞물려 안전하게 잡아주기에 지진으로 땅이 흔들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지요.
집은 그 안에서 한솥밥 먹으며 살아가는 가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포근하고 튼튼한 집이 되려면 가족에게 맞춰주는 일, 즉 마음의 그랭이질을 해야 하지요. 양보, 배려, 이해, 존중, 사랑…. 마음의 그랭이질을 위한 필수 도구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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