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기다림


‘인내’는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딘다’는 뜻입니다. 화를 가라앉히거나, 운동을 하거나,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 졸음을 참아야 할 때 흔히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편, ‘기다림’은 ‘어떤 사람이나 때가 오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안친 쌀이 밥이 되기를, 약속한 친구가 오기를, 화분에 꽃이 피기를, 담근 포도주가 발효되기를 바랄 때는 기다림이 필요하지요.

인내는 고통이 따른다는 점에, 기다림은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는 믿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장차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참된 기다림에는 인내가 수반됩니다. 농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결실만을 바라면 그의 기다림은 환상에 불과할 뿐, 씨앗을 심고 때에 따라 물을 주는 수고를 들여야만 실체가 존재하는 참된 기다림이라 할 수 있지요.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의 인내는 그저 고통스럽기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의 성취를 확신하는 참된 기다림 속의 인내는 고통만 아니라 기쁨과 설렘이 함께합니다. 바라는 일이 실현되기까지 애쓰고 수고하는 만큼, 기쁨과 설렘은 점점 차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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