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4등


2020년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철인 삼종 경기가 열렸습니다. 스페인의 디에고 멘트리다 선수와 영국의 제임스 티글 선수가 마지막 마라톤 종목에서 동메달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때였습니다. 결승선이 채 100m도 남지 않은 지점에서 두 선수가 코너를 돌던 중, 티글 선수가 경로를 착각해 잠시 이탈했다 돌아왔습니다. 그사이 멘트리다 선수는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앞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결승선에 다다른 그는 뜻밖의 행동을 보였습니다. 달리기를 멈추고 상대 선수가 오기를 기다린 것입니다. 상대 선수가 가까이 왔을 때 멘트리다는 그의 손을 잡아주며 그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게 했습니다. 결국 그는 4등으로 경기를 마쳤지요.

기자의 질문에 멘트리다는 “티글이 경기 내내 나보다 앞에 있었으니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정의롭기 때문이다”라며 이유를 말했습니다. 이에 주최 측은 그에게 ‘명예 3위’ 상과 함께 동메달과 같은 금액의 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상대의 실수를 기회로 삼지 않고 정의롭게 경기한 데 대한 뜻깊은 포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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