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란, 풍화작용으로 바위가 부서져 생긴 가루와 동식물의 사체에서 유래한 유기물이 섞인 물질입니다. 유기물은 동식물의 생명체를 이루는 화합물을 의미합니다. 한 줌의 순수한 흙에는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해 식물의 생장을 돕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오곡백과를 결실하는 농작물도, 섬유를 뽑아내는 작물도, 건축 재료가 되어주는 나무도, 흙에서 나서 흙이 주는 영양분으로 자라지요. 고로 흙은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이자, 인류를 먹이고, 입히며, 살 곳을 마련해 주는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지를 ‘만물의 어머니’라고 일컫는 이유도 대지를 카펫처럼 덮고 있는 흙 위에서 생명이 나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천한 듯 지천으로 깔려 사람과 동물에게 무심코 밟히는 탓에 가난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흙. 그러나 대자연의 생명을 품은 부요함이 그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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