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초를 서는 이유


어느 나라의 왕이 궁전 정원을 거닐다 경비병을 발견했습니다. 경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는 곳에는 지켜야 할 대상이나 중요한 시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왕은 경비병이 정원에서 보초를 서는 이유를 시종에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시종도, 경비병도, 심지어 경비대장조차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예전부터 내려온 관행이라고만 했지요. 이를 이상히 여긴 왕은 추적 끝에 관련 기록을 찾아냈습니다.

100여 년 전, 혹독한 겨울이 끝날 무렵 선대 여왕이 정원을 둘러보다 갈란투스꽃을 발견했습니다. 찬 바람을 견디고 꽃을 피워낸 갈란투스를 귀히 여긴 여왕은 경비병을 불러 꽃을 지키게 했습니다. 그때부터 정원에서 보초를 서기 시작한 경비병들은 꽃이 시들고 계절이 바뀌어도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처럼 어떠한 계기에 의한 행동이 몸에 배어, 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는데도 되풀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뭐지?’, ‘이걸 해서 얻는 게 뭐지?’ 맹목적이고 불필요한 습관을 걸러내기 위해 이따금 물음표를 제시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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