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어 뒤꿈치부터 발바닥이 지면에 닿으면 그로 인한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 동시에, 이를 지지대 삼아 반대쪽 다리의 무릎을 구부렸다 펴며 동일하게 발바닥으로 지면을 밀면서 신체를 전방으로 이동시키는 행위. 바로, ‘걷기’입니다.
직립 보행 하는 인간은 두뇌를 포함한 상반신의 무게를 두 다리로 견디며 몸의 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중력을 거스르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직립 보행은 전신의 뼈, 근육, 감각 수용체, 신경전달물질 등 신체 조직들이 고도의 조화를 이루며, 신체의 여러 메커니즘이 뇌의 명령에 따라 한꺼번에 동원되는 운동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동작인 걷기를, 인간은 걸음마 시기가 지나면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수행합니다. 걷기만 아니라 그보다 고난도 동작인 달리기까지 합니다. 넘어져도 일어서고, 흔들려도 한 걸음 떼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 결과이지요. 무슨 일이든 하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의 초기인 유아기에 이미 ‘걷기’라는 어려운 일을 성취해냈으니까요.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