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미노산은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단백질을 구성하는 분자입니다. 인간은 음식물을 섭취함으로, 미생물은 대개 무기화합물을 합성함으로 아미노산을 얻지요. 그런데 먼바다에 널리 분포되어 사는 미생물, ‘펠라지박터 유비크(Pelagibacter ubique)’는 필수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유전자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다른 생명체에 붙어 기생하는 경우라면 숙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펠라지박터 유비크는 독립적으로 생활하는데 어떻게 불완전한 채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 비결은 ‘나눔’에 있습니다. 펠라지박터 유비크는 개체마다 결손 유전자가 다릅니다. A유전자가 없는 개체가 있는가 하면, B유전자, C유전자, D유전자가 없는 개체들도 있습니다. 결손 유전자로 인해 만들 수 없는 아미노산은 다른 개체를 통해 충당하고, 대신에 자신이 생산할 수 있는 아미노산을 넉넉히 만들어 동료들에게 나눠줍니다. 그렇게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며 생존하고 번성하지요.
어느 생물학자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공생이라는 고리로 상호 연결돼 있으며, 그러한 공생이 없다면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각자 자신에게 있는 것을 베풀면 결국에는 모두가 채워집니다. 완전하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은, 놀라운 일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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