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통화를 하거나 어떤 생각에 빠져 있다가 지인을 못 보고 지나친 적 있지 않나요? 혹은 멀리서 걸어오는 어떤 사람만 바라보다 주위의 다른 것들을 놓친 적은요? 이처럼 시야에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사물을 지각하지 못하는 현상을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라고 합니다. 한 번에 다량의 시각 정보가 들어올 때 뇌가 중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주의력 착각이지요.
우리는 눈이 있어도 다 볼 수 없고, 귀가 있어도 다 들을 수 없습니다. 보고 듣는 것은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그중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소가 우리의 주의 곧 ‘관심’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관심을 갖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엇 하나에 관심을 쏟으면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것은 등한시하게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관심을 갖는 대상은 잘 알아채고 인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운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의 눈에 다른 사람의 운동화가 잘 들어오는 것처럼요.
따라서 우리는 무엇에 주의력을 사용할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그 선택에 따라 시야에 담기는 세상이 달라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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