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은 편지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조지 미드 장군이 상부의 명령을 즉각 이행하지 않은 탓에 적을 섬멸할 기회를 놓쳐버린 적이 있습니다. 북군의 수장으로서 명령을 내린 링컨 대통령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화를 내는 대신 책상 앞에 앉아 편지를 써 내려갔습니다.

완성된 편지가 향한 곳은 미드 장군이 아닌 ‘미서명, 미발송’이라고 적힌 자신의 서류함이었습니다. 링컨의 사후, 그의 서류함에서는 이처럼 부치지 않은 편지가 다량 발견되었습니다. 링컨은 왜 부치지도 않을 편지를 썼을까요?

감정이 격한 상황에서 상대방과 대면하게 되면 가시 돋친 말로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설령 상대에게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분노를 직접 표출할 경우 관계가 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링컨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려 관계를 지키는 수단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분노가 가라앉으면 편지는 역할을 다하였기에 부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미드 장군은 그후로 남북전쟁을 북군의 승리로 이끄는 데 소임을 다했습니다. 링컨 대통령이 후대에 존경받는 인물로 손꼽히는 배경에는 분노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노력과 인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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