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중반 청나라에서 대규모 민란이 일어나자, 황제는 신하 증국번에게 군대를 편성해 반란군을 토벌하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반란군의 세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강성해지는 터에 증국번은 전투에서 고전하며 패배를 거듭했습니다.
증국번은 황제에게 사죄하며 자신을 벌해 달라는 글을 썼습니다. 그때 ‘싸울 때마다 졌다’는 뜻으로 쓴 글귀 ‘누전누패(屢戰屢敗)’를 보고 그의 참모가 조언했습니다.
“누패누전(屢敗屢戰)으로 고치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는 참모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증국번의 글을 받아 본 황제는 그에게 벌을 내리는 대신 증원군을 보내주었습니다. 이에 힘을 얻은 증국번은 전력을 다해 전투에 임했고, 결국 난을 평정했습니다.
누패누전. ‘계속 패했지만 지금도 계속 싸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말로 인해 황제는, 명을 받들기 위해 끈기 있게 싸우는 증국번의 충성에 감동했고, 증국번 역시 황제의 신임을 사서 끝까지 어명을 완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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