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아닌 순리


세상을 형형색색 물들이며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 색상도 모양도 다양한 만큼 피는 시기도 다양합니다. 이른 봄이면 개나리·목련·벚나무가 고개를 내밀고, 여름이면 수국·백합이 만개합니다. 가을에는 국화·능소화·상사화가 한창이고, 겨울에는 동백과 수선화가 꽃잎을 내지요.

이처럼 모든 꽃이 일제히 피지 않고 제각기 개화 시기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화 시기는 온도, 일조량, 수분, 벌레나 새의 유무, 유전적인 특징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정해지는데, 꽃마다 개화에 필요한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곳에 심어도 따뜻할 때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추운 날에 피는 꽃이 있지요. 우리가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까닭도 꽃들이 때에 따라 순리대로 피어나는 덕분입니다.

꽃에게 먼저 피느냐 나중에 피느냐 같은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피지 않는 꽃은 없으니까요. 남미 안데스산맥의 푸야 라이몬디처럼 100년을 기다렸다 때가 되면 한번에 수천 개의 꽃잎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때가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꽃망울을 맺고 활짝 피는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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