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의 맞섬


“다른 증거 없이 엄지 하나만 가지고도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다.”

아이작 뉴턴의 말입니다. 사람의 두 손에 있는 뼈 개수는 54개로, 몸 전체 뼈의 25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작은 것을 손바닥만 하다고 표현하는데, 몸 전체에 비해 면적이 작은 손에 많은 뼈가 있는 건 그만큼 굽혀지는 부위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손은 다양하고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손이 기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손가락이 바로 엄지손가락입니다. 손가락 중 가장 짧고 굵은 엄지손가락은 나머지 네 손가락과 구별됩니다. 엄지손가락은 같은 방향으로 접히는 네 손가락과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향으로 접힙니다. 세 개의 뼈로 이루어진 네 손가락과 달리 두 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손허리뼈를 이용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 덕분에 엄지손가락은 네 손가락 끝과 맞닿을 수 있는데, 이 동작을 ‘맞섬(Opposition)’이라고 합니다. 맞섬은 물건을 세게 움켜쥐게도 하고, 머리카락처럼 섬세한 것도 집을 수 있게 합니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맞섬에 있는 것입니다.

침팬지, 원숭이 같은 영장류의 앞발도 다섯 개로 갈라져 있지만 인간의 손처럼 완벽한 맞섬은 불가능합니다. 엄지손가락이 다른 네 손가락과 맞닿을 수 있다는 사실은, 과학자들도 경탄할 만큼 놀라운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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