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돌담


돌담은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집 주위, 경작지, 목장, 골목, 바닷가 등 어딜 가든 돌담이 있고, 세워진 위치에 따라 적절한 기능을 합니다.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현무암이 지천에 널려 있는 까닭에 곳곳에 담을 쌓은 것이지요.

제주도 돌담은 흙이나 시멘트 같은 접착제 역할을 하는 재료 없이 오직 돌만으로 짓습니다. 가공하지 않아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돌들이 얼기설기 허술하게 쌓인 듯해도 돌담은 아무나 지을 수 없습니다. 돌을 다루는 석공을 제주도에서는 ‘돌챙이’라 하는데, 그들은 필요한 돌을 찾아내 적재적소에 놓는 안목이 있습니다. 담이 무너지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하나하나 신중히 쌓되, 견고함만 아니라 미적 요소까지 고려하여 정성껏 돌담을 완성합니다.

그렇게 축조된 돌담은 웬만한 바람에도 끄떡없습니다. 태풍이 불어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지요. 현무암 자체도 구멍이 많거니와 돌들의 모양이 제각각인 까닭에 담에는 빈틈이 많은데, 빈틈 사이로 바람이 통과하여 돌담이 받는 힘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거칠고 투박한 돌들로 이루어진 담이 오랜 세월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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