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을 위한 설계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 흔히들 날개가 있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새가 날 수 있는 건 단순히 날개 때문만은 아닙니다. 새는 몸 자체가 비행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뼈가 오롯이 골수로 채워진 대부분의 동물과 달리, 새는 뼛속이 비어 공기가 드나듭니다. 이는 조류에서만 볼 수 있는 획기적인 구조로, 골격의 무게를 가볍게 합니다. 몸무게 대비 뼈 무게가 차지하는 비율도 낮은데, 포유류의 뼈 무게가 몸무게의 7~10%라면 조류는 5% 정도입니다. 새의 몸체를 덮고 있는 깃털과 솜털 또한 여타 동물의 질긴 가죽에 비해 무게가 덜합니다. 이빨, 턱, 입술, 코, 손의 역할을 가벼운 부리 하나로 대신하고, 장은 짧고 방광이 없어 체내의 배설물을 모아두지 않고 즉시 배출합니다. 난소와 정소가 번식기에만 발달하고, 새끼를 뱃속에서 오래 키우는 대신 알을 낳아 몸 밖에서 부화시키는 이유도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듯 새가 날개를 저어 몸을 공중에 띄울 수 있는 이유는 ‘가벼움’에 있습니다. 버리고, 비워내고, 어떤 것들은 포기했지만 그 대신 하늘 높이 자유롭게 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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