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는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졌습니다. 임무를 수행하러 간 전투기의 다수가 돌아오지 못하고, 그나마 귀환한 전투기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자 미군은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귀환한 기체의 탄흔을 분석해 포탄에 맞은 흔적이 꼬리와 날개 부위에 집중되어 있음을 발견, 그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통계학자 에이브러햄 월드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분석 대상이 귀환한 전투기에 한정되었으며, 그 전투기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긴 했어도 돌아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생존율을 높이려면 돌아오지 못한 전투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돌아오지 못한 전투기는, 돌아온 전투기에서 비교적 탄흔이 적은 엔진이나 조종석 혹은 연료탱크 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을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그가 지목한 부분을 보강하자 전투기의 귀환율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진실이 있을지 모릅니다. 드러나지 않은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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