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돌아가기까지


1801년 12월, 조선의 어물 장수 문순득은 일행과 함께 바다에 나갔다가 큰 풍랑을 만났습니다. 망망대해를 떠돌던 그들은 간신히 생존해 류큐국(일본 오키나와)에 표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수개월 체류한 그들은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 청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풍랑을 만났고, 이번에는 여송(필리핀 루손)에 닿았습니다. 여송에서는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적극적으로 언어를 배우고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번 돈으로 고향에 돌아갈 여비를 마련한 끝에 마카오로 이동했고, 난징과 베이징을 거쳐 마침내 1805년 1월에 고향인 우이도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문순득은 제주에 여송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조선 땅에 떠밀려 온 지 8년이 지나도록 의사소통이 안 되어 발이 묶여 있었던 그들은, 문순득을 만나 말이 통하자 오열했습니다. 답답하고 애타는 심정을 잘 아는 문순득은 여송 사람들의 귀향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문순득의 통역으로 조선 조정과 대화가 가능해진 여송 사람들은 지난한 타향살이를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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