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기를 대표하는 스위스 태생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그는 수학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함수 표기법 ‘f(x)’, 합계 기호 ‘∑(시그마)’, 자연상수 ‘e’, 허수 단위 ‘i’와 같은 다양한 수학 기호를 정립하고 표준화한 인물입니다.
오일러는 20대 후반에 심한 열병으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 눈으로 보니 더 또렷이 보인다”며 오히려 집중력을 높일 기회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그는 한쪽 눈이 실명된 후 소수점 아래 수십 자리까지 암산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60세 무렵에는 백내장 수술에 실패하면서 남은 눈마저 실명했습니다. 그는 “이제야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들이 줄었다”며 의연하게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시력을 완전히 잃은 뒤 생을 마감하기까지 17년 동안, 그는 상상력과 정신력에 의지해 이전보다 더 많은 논문을 작성하며 현대 수학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그가 남긴 논문들을 학술지에 다 싣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정도였습니다.
오일러에게 실명은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욱 빛나기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정신력으로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자 더 많이, 더 넓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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