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습관을 들이면 저절로 그 행동이 나오듯, 행복 역시 습관이 되면 뭘 해도 행복하고 행복감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감사로 채워진 긍정적인 마음은 삶에 기쁨을 가져다주는 막강한 행복 습관이다. 밝고 환한 말, 힘이 되고 용기를 주는 말, 감사의 말, 타인을 기쁘게 하는 말처럼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습관화하면 감정과 행동이 바뀌고 인격도 변하며, 삶도 활기 넘치고 행복하게 된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은 물론, 가까운 이에게 소소한 도움을 주거나 밝은 미소를 보이고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하는 것 모두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동이다. 가정의 행복은 가족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습관, 다정한 표정을 지어주는 습관, 작은 일에 배려하고 친절하게 도와주는 습관으로 스며들고 유지된다.
타고난 천성 못지않게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다. 바로, 습관이다. 습관은 오랫동안 되풀이되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다. 타고난 자질이나 성격으로 보이는 것도 알고 보면 잠재의식으로 생긴 습관일 경우가 많다. 습관을 제2의 천성이라고 하는 이유다.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존 드라이든은 “처음에는 사람이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인생을 사느냐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이 어떤 것들로 채워지느냐에 달렸다.
사람들은 흔히 어떤 목표를 성취하거나 좋은 일이 생겨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얻는 행복은 일시적일 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지속적인 행복을 누리려면 막연하게 행복을 좇기보단 일상에서 소소하게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말하자면 행복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습관을 들이면 저절로 그 행동이 나오듯, 행복 역시 습관이 되면 뭘 해도 행복하고 행복감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습관을 만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살펴본 결과, 시내의 모든 도로를 머릿속에 꿰고 있는 런던 택시 기사들은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인 해마가 일반인들보다 몇 배는 컸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음악과 언어적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인 브로카가 상대적으로 큰 양상을 보였다. 이는 뇌의 신경회로가 외부의 자극과 경험, 학습에 따라 구조 및 기능이 변화하거나 재조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을 뇌의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한다.
‘사람은 안 변한다’라는 말이 있듯, 과거에는 어린 시절에 뇌 구조가 형성되면 이후로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노인이라도 새로운 일에 노력하고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면 뇌의 구조가 변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기질과 성장환경에 따라 익숙한 생각과 행동, 굳어진 습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의식적으로 변화하려고 하면 새로운 신경회로가 형성되는 것이다.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 새롭게 연결된 신경세포는 연습하면 할수록 더욱 강화되어 메시지가 빠르게 전달되고 전달 효율이 높아진다. 반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회로는 약화된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뇌가 변한다는 의미다.
유념할 점은 우리 뇌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매사 불평과 불만이 많은 사람의 뇌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처리하는 부위가 특히 발달한다. 그러나 뇌는 신경 가소성이라는 특성을 지녔으므로,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은 안 변한다’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느냐는 행복한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을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이다. 사람은 필연적으로 습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행복하고 싶다면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행복해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행복 습관①: 긍정적인 마음
레몬 먹는 상상을 하면 신맛이 느껴지고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뇌는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실제 행동을 했을 때와 같은 반응을 한다. 하버드대학 스테판 코슬린 교수는 연구를 통해 상상과 실제 자극이 뇌에서 동일하게 처리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생각이 단지 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뇌에 물리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긍정심리학자 숀 아처는 “행복은 결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부정적인 것에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뇌를 조절해서 주어진 환경을 극복해 나아가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행복과 불행의 감정은 환경이 주는 게 아니라 뇌가 인식하는 자극에 달려있다. 긍정의 마음은 맹목적인 낙관주의나 현실 부정의 의미가 아니다. 주어진 환경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 긍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보다 삶의 난관과 역경을 더 잘 이겨낸다.
그렇다면 우리 뇌에 긍정 회로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우선, 불안을 조장하는 걱정을 잘 다루어야 한다. ‘걱정도 습관’이라는 말이 있다. 걱정은 두려워하거나 염려한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하면 할수록 더 커진다. 따라서 걱정거리가 생긴다면 해결 방안을 모색해서 걱정을 잠재우고 그럴 수 없는 일이라면 걱정을 멈추어야 한다. 그 대신 긍정적인 정서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좋다. 긍정적인 생각 회로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사’다. 감사를 반복하며 습관화하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나고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힘이 생긴다. 감사로 채워진 긍정적인 마음은 삶에 기쁨을 가져다주는 막강한 행복 습관이다.
행복 습관②: 긍정언어
우리 뇌는 ‘움직인다’는 단어를 읽으면 무의식중에 행동할 준비를 한다. 언어에 큰 위력이 있다는 뜻이다. 말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규정하고 행동을 지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언어를 의식적으로 선택해서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기분이 언짢을 때 “짜증 난다”, “열받는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쓰는 사람은 사실 그다지 기분 나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사용함으로써 짜증과 분노의 감정을 강하게 느낀다. 그러나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 “우울하다”, “화가 난다” 등의 표현을 쓰지 않는 훈련을 하면 그러한 감정은 신기하게도 사라진다.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 대신 덜 부정적인, 나아가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말로 바꿔서 사용하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나의 말이 나의 뇌를 행복 또는 불행으로 물들게 만든다. 자신의 삶만 아니라 가까운 지인과 가족의 행복과 불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언어 습관을 점검해 보라. 그리고 밝고 환한 말, 힘이 되고 용기를 주는 말, 감사의 말, 타인을 기쁘게 하는 말처럼 긍정 언어를 선택해 뇌가 어떤 자극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도록 연습해 보자.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습관화하면 감정과 행동이 바뀌고 인격도 변하며, 삶도 활기 넘치고 행복하게 된다.
행복 습관③: 친절한 행동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의 트리스텐 이나가키 교수는 연구 결과 이타적이고 친절한 행동이 불안과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타인에게 이타적 행위를 한 이의 뇌를 분석해 보니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의 활동이 감소하고, 행복 또는 쾌감과 관련된 영역을 조절하는 복측선조체의 활동이 증가하는 변화가 관찰된 것이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이타적인 행동이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해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량을 증가시킨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 친절한 행동을 하면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 증가하며 뇌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풀면 상대방만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은 물론 그 행동을 목격한 사람까지 동일한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고, 길을 잃고 헤매는 관광객을 도와 목적지까지 안내해 주거나, 어떤 이가 실수로 흘린 물건을 주워주는 등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은 물론, 가까운 이에게 소소한 도움을 주거나 밝은 미소를 보이고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하는 것 모두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동이다.
친절과 행복은 선순환된다. 캐나다 사회심리학자 라라 아크닌은 “베풂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고, 행복한 사람은 베풀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친절할수록 행복하고, 행복할수록 친절하다는 것이다. 이 효과는 부담감이나 의무적으로 하지 않고 진심으로 행할 때 얻을 수 있다. 진심을 담은 친절한 행동은 자신과 타인, 사회의 행복지수를 동시에 높여준다.
결국 행복한 사람은 좋은 습관이 형성된 사람이다. 별것 아닌 일에 쉽게 만족하고 기뻐하는 사람, 긍정적인 생각과 말로 자신과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행복은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찾아온다. 행복이라는 감정에 익숙하면 일상에서 더 자주 행복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은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며, 정서와 언어와 행동이 서로를 닮아간다. 따라서 가정의 행복은 가족 구성원의 습관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을 위해 이벤트를 열고, 여행을 가고, 값비싼 선물을 한다고 해서 행복한 가정이 되지는 않는다. 가정의 행복은 가족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습관, 다정한 표정을 지어주는 습관, 작은 일에 배려하고 친절하게 도와주는 습관으로 스며들고 유지된다. 그러한 행복 습관이 힘들이거나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힘들여서, 굳이, 애써 연습해야만 한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주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