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한 마리면? 소원 / 소가 두 마리면? 투우 / 소가 여러 마리면? 소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는? 미소 / 소가 웃는 소리를 세 글자로 하면? 우하하』
유머가 없는 삶은 무미건조하고 삭막하지 않을까? 억지스러운 말장난일지라도, 듣는 이가 실소를 터뜨리더라도, 유머로 웃음을 자아내면 마음이 즐거워지고 분위기가 한결 부드럽고 말랑해진다. 서두에 소개한 유머를 읽고 입꼬리가 조금이라도 올라갔다면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사랑이 필요하지만 인생을 견디는 데는 유머가 필요하다.”
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처럼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기에 삶에 있어 유머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다. 삶은 재미있어야 하고, 웃어야 살맛이 난다. 사람은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 누군가와 마주 보며 함께 웃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유머’다. 사람들이 유머, 재밌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을 통해 행복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고로, 웃음과 유머와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유머가 팡팡 터지면 대화는 술술
유머의 일차원적인 기능은 사람을 웃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유머의 기능은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학자 린다 프랜시스 교수는 ‘유머에는 재미 이외에도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 사람들이 유머를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으며 유머를 가지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했다.
대인관계에서 유머의 가장 큰 역할은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을 웃게 해주는 사람,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유머러스한 사람을 ‘행복 바이러스’, ‘인간 비타민’과 같이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이유다. 친밀감은 웃음 위에서 형성된다. 아무리 많은 대화를 나눈다 해도 형식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으면 목적을 위한 대화로만 남을 뿐, 관계가 발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짧은 대화라도 유머나 농담으로 한바탕 웃고 나면 서로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가족도 마찬가지. 대화에 유머가 녹아 있을 때 더욱 친밀하고 신뢰하는 사이가 된다.
대화에 유머가 들어가면 논쟁과 갈등이 예방·해소되기도 한다. 유머로 유쾌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긴장과 경계심이 풀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하기보다는 수긍하려는 심리가 생긴다. 웃게 해준 상대의 말에 주목하게 되고, 나아가 그 의견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갈등이 고조되었을 때, 계속 진지한 표정과 엄숙한 태도로 상대를 대하면 갈등의 골만 깊어질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유머를 적절히 사용하면 유연한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다. 서로 의견이 달라 불만이 싹틀 때, 유머는 난항을 극복하는 탈출구가 된다. 다소 어렵고 부담스러운 말을 해야 할 때도 유머의 힘을 빌리면 상대방을 보다 수용적으로 만들어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지 않고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는 유희적인 측면이 있는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루는 등 다양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유머는 스트레스 지우개
유머는 재미를 느끼는 경험을 넘어 스트레스를 해소해 정신 건강을 지키는 데도 일조한다. 연구 결과, 유머 감각이 뛰어날수록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사건들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반응은 불쾌한 상황에 불편한 감정을 더한다. 하지만 유머를 시도하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한 걸음 떨어져 다른 측면을 발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불안감과 불쾌감을 낮출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바버라 프레드릭슨 교수는 유머의 긍정적인 효과를 ‘스트레스 지우개’라 표현했다.
사람은 불안, 스트레스, 공포 등 부정적 감정이 생기면 이를 완화하려고 방어 기제를 발동한다.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는 웃음이, 억압된 적대감을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정화한다며 ‘유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우아한 방어 기제’라고 했다. 타인에게 빈정대거나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불쾌감과 불안감을 유쾌하게 승화하는 유머야말로 가장 수준 높은 방어 기제라는 것이다.
유쾌하지 않은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면 상황은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무거운 마음을 편안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데는 가벼움이 필요하다. 그러한 가벼움은 유머로 실현된다. 웃음이 터지는 순간, 심각하게 생각했던 일이 별거 아닌 상황이 되고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도 한다. 어려움에 정면으로 맞서 이겨야 할 때도 있지만 살면서 경험하는 일이 모두 그렇지는 않다. 유머와 웃음으로 현실을 가볍게 넘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실, 유쾌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머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유머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회복 탄력성은 시련이나 역경을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유머를 통해 삶의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걸 체험하면 앞으로 나아갈 힘과 희망을 얻게 된다.
좋은 유머는 따뜻하다
미국 하버드대학 심리학과는 ‘하버드 안에서도 성공한 인재들은 공통적으로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타인의 웃음을 끌어내는 사람은 그만큼 상대방의 협력과 지지도 수월하게 얻어낸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 고민하면서 창의력도 높아진다. 유머는 고차원적인 상호작용으로, 다른 사람을 웃게 하는 능력은 매우 훌륭한 덕목이다.
유머 감각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매사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감정이 격하거나 조급하면 좋은 유머가 나오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밝은 면을 찾으려 노력하고 느긋한 마음을 유지할 때, 즐거워지고 다른 사람을 웃게 할 여유가 생긴다. 타인의 실수나 잘못도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니라면 가볍게 넘어가기, 자신을 즐겁게 하는 생각 많이 하기, 쉽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등을 생활화하면 좋은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바탕이 조성된다.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은 타인을 잘 웃길 뿐만 아니라 타인의 유머에 웃기도 잘한다. 다른 사람이 유머로 웃음을 선사하려고 시도할 때 무표정하거나 비판하며 웃음에 인색한 태도를 지니면 유머 감각이 길러질 리 만무하다. 설령 재미있지 않더라도 타인의 유머에 즐겁게 웃으면 소통에 성공하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쉬워진다. 웃음이 웃음을 불러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머 감각을 기르려면 언제나 웃을 준비를 갖추고 스스로 자주 웃어야 한다.
좋은 유머는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옆에서 보는 사람까지 유쾌하게 하고, 장차 함께 이루어나갈 일에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다른 사람의 신체나 실수를 우스개 삼아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 어휘를 잘못 선택해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말,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은 유머의 속성을 벗어난 말실수일 뿐이다. 좋은 유머에는 따뜻한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내가 하는 유머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애정, 배려를 잃지 않을 때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부작용 없는 유머를 발휘할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를 웃게 해주려는 마음이 생겨난다. 부모는 말 못 하는 아기를 까꿍 놀이로 웃게 하고, 아직 말재간이 부족한 아이는 재롱으로 부모를 웃게 한다. 말로 소통이 가능한 사이에서는 유머와 농담으로 서로를 웃게 한다. 그러한 이유로 유머는 사랑하는 사람을 웃게 해주고픈 마음을 충족시키는 지적인 활동이자,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웃게 하자. 웃음이 있는 가정은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해도 여유와 희망을 잃지 않는다. 유머로 가족을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하면 그 행복은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온다. 결국은 모두가 웃게 된다. 집이 재미있는 곳, 웃음이 가득한 곳이면 외출했다 귀가하는 발걸음마저 가볍다.
‘우하하’는 소의 웃음소리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소 우(牛)’를 ‘집 우(宇)’로 바꾸면 ‘집에서 나는 웃음소리’로도 풀이된다. 집에서 웃음소리가 나려면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가 동원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웃게 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웃는 집. 우(宇)하하, 유머 넘치는 집은 행복이 끝없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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