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교훈, 내일은 소망, 오늘은 선물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흘러간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이루는 조화 속에 행복이 있다.
‘행복’과 ‘시간’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즐거운 경험을 ‘행복한 시간’이라고 표현하듯, 행복은 시간 속에 스며들어 있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통로로,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할 수도 미래를 창조할 수도 있는 유일한 기회의 시간이다.

과거와 현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현재 행복하지 않으면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원망이 더욱 크게 느껴지나, 현재 행복하면 힘들었던 과거도 좋게 생각된다. 그 결과 과거와 현재의 총합인 미래도 행복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지금 주어진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대해 보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면서 내일을 준비한다면, 유한한 시간 속에 오늘은 더없이 값진 선물이 되지 않을까.

‘행복’과 ‘시간’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즐거운 경험을 ‘행복한 시간’이라고 표현하듯, 행복은 시간 속에 스며들어 있다. 사실 어떤 일이든 시간 속에서 벌어진다. 각자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켜켜이 녹아 하나의 삶을 이룬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간 위에 놓여 시간과 함께 살아가다가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인 "시계"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 학자들의 끊임없는 탐구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여전히 불가사의한 개념으로 남아 있다. 바라보는 관점마다 시간의 개념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인식되며 시점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뉜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라는 말처럼,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자 내일의 어제이다.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명칭은 바뀌어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하나로 연결된다.

행복한 순간은 빨리 지나가고 고통스러운 순간은 길게 느껴지듯, 시간은 물리적 차원을 넘어 우리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삶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간 과거를 바꾸는 법


사람은 기억의 동물이다. 기억을 통해 과거를 소환하고, 소환된 과거는 미래를 예측하는 근거가 되어 생존은 물론 문명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다. 현재의 삶은 과거의 경험과 선택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과거에 일어난 여러 일들은 이미 지나간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어떤 일들은 상처로, 어떤 일들은 행복한 추억으로 마음에 남아 현재의 감정에 관여한다.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친구와 함께한 행복했던 시간은 마음을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가올 앞날에도 힘과 용기를 준다. 이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귀중한 자산으로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그때가 좋았지’ 하며 과거를 지나치게 미화하고 추억에만 젖어 살면 현실은 불행할 수 있다. 과거의 행복을 자꾸만 언급하는 데는 현재의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내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할걸’, ‘~해야 했는데’ 하며 자책하고 후회하는 습관 역시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간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미련을 두면 아쉬움과 원망, 슬픔과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고, 후회스러운 일이 일어난 시점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삶을 부정하게 된다. 그렇다고 안 좋은 기억이 없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후회하지 않을 선택만 하고, 상처받은 적이 전혀 없는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바꿀 수도, 잊을 수도 없는 과거와 건강한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의 기억은 객관적인 정보라기보다 주관적인 구성에 가깝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아픔을 느낀 사건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배울 점을 찾기도 하고, 오히려 감사할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경험으로 재구성하면 과거의 일로 고통받거나 잊으려 애쓸 필요가 없어진다. 아름다웠던 추억은 더욱 공고히 하고, 부정적인 경험이 주는 교훈에 귀 기울일 때 씩씩하고 행복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미래는 언젠가 오늘이 된다


우화 ‘개미와 베짱이’에서 개미는 더운 여름날 땀 흘리며 부지런히 식량을 모으고,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서 노래하며 느긋하게 즐긴다. 미래를 대비해 부지런히 일하라는 본래의 교훈과 달리, 요즘은 베짱이처럼 ‘한 번뿐인 인생, 순간의 행복을 즐기자’라는 인생관을 옹호하는 시류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받으며 순간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실상 먼 훗날의 일은 외면하기 쉽고 당장 눈길을 끄는 일은 외면하기 어렵다. 앞날을 고민하지 않고 현재를 즐기는 베짱이의 삶이 일순 멋져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겨울이 되었을 때 개미는 따듯한 집에서 비축해 두었던 양식을 먹으며 안락한 시간을 보내고, 베짱이는 춥고 배고픈 신세가 된다. 현재의 행복만을 추구하면 미래의 행복과 단절된다. 계획도 목표도 없이 그저 모든 일이 잘될 거라는 막연함으로 불안을 감추고 단기적인 보상만을 추구하면 미래는 점점 흐릿해진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대니얼 길버트는 ‘미래의 자신과 연결될수록 현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며 ‘미래의 자신과 단절되면 도파민이 잠깐 활성화되는 쾌락을 추구하게 된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때 더 탁월하고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교수 할 허시필드가 10년 동안 약 4천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미래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가깝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향후 큰 보상을 위해 눈앞의 만족을 자제하는 쪽을 선택했다. 10년 후 그들은 삶의 만족도가 높게 측정되었는데, 그 원인은 나중을 위해 절약하고 운동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미래는 제쳐두고 현재를 즐기라는 목소리는 공허하다. 미래도 언젠가는 오늘이 되고, 오늘 나의 선택과 행동들은 미래의 나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쌓아나가면, 미래는 보다 명확해진다.



미래의 행복과 오늘의 행복


베스트셀러 작가 탈 벤샤하르는 그의 저서 《해피어》에서, 행복을 대하는 삶의 유형을 네 가지로 구분했다. 오직 현재를 즐기고 고통은 피하는 ‘쾌락주의자’,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성취주의자’, 현실의 삶에 의욕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는 ‘허무주의자’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과 현재의 즐거움을 모두 안고 살아가는 ‘행복주의자’이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 할지라도 현재의 행복을 유보한 채 앞만 보고 달려가면 삶이 힘겹게 느껴지고, 설령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그동안 행복을 연습하지 않은 탓에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 있다. 또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생각으로 인해 불행해지고 만다.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을 나누는 건 현재와 미래를 대립 관계로 바라보는 오류에서 비롯된다. 오늘의 나를 거쳐 내일의 내가 되므로, 현재와 미래는 대립이 아닌 보완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현재의 즐거움과 미래의 행복이 함께할 때 이루어진다. 미래의 행복을 상상하며 현재를 소중히 여기면, 바라고 기대하는 바를 향해 나아가면서 현재의 행복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개미는 여름내 뜨거운 햇볕 아래서 땀 흘리며 일해도 가족과 풍족하게 보낼 겨울을 생각하면 행복했을 것이다. 미래의 목표가 현재를 즐겁게 한다.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목표를 가지고 충실하게 살아가며 사랑하는 가족, 주위 사람들과 함께 소소한 기쁨을 쌓아가는 건 미래의 나에게 길을 열어주는 일이다.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미래의 자아상이 있으면 현재의 만족 수준이 조금 낮더라도 이겨낼 힘이 생긴다.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고통이라는 부정적 정서가 반드시 불행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견뎌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부정적 정서는 이내 긍정적으로 전환된다. ‘지금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참는다’가 아니라 ‘지금은 바라는 바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니 기꺼이 견뎌낸다’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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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통로로,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할 수도 미래를 창조할 수도 있는 유일한 기회의 시간이다. 현재는 과거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과거가 현재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현재 행복하지 않으면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원망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현재 행복하면 힘들었던 과거도 좋게 생각된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총합이니 결국 미래도 행복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오늘’은 현재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모든 지난날이 한 번은 오늘이었고, 모든 미래도 한 번은 오늘이 된다. 삶은 오늘의 연속이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날은 오직 오늘이다. 영어로 ‘현재’를 뜻하는 ‘Present’는 ‘선물’이라는 의미도 있다. 우리는 날마다 오늘이라는 선물을 받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톨스토이가 찾은 세 가지 삶의 의미와 같이, 지금 주어진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대해 보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면서 내일을 준비한다면, 유한한 시간 속에 오늘은 더없이 값진 선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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