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맺는 씨앗, 말씨 · 마음씨 · 솜씨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부드러운 말투’,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마음’ 그리고 ‘서로를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
말씨는 곧 말투다. 평소 다정한 말투를 사용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부드러운 투로 말하는 연습은, 행복을 영글게 하는 고운 말씨를 입으로 심는 일이다.

사랑은 가정의 행복을 꽃피우는 으뜸가는 마음씨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귀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 곧 ‘존중’을 내포한다. 기본적으로 마음씨가 고우면 말씨도 부드럽게 나갈 가능성이 크다.

의식주가 이루어지는 가정이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서는 헌신이 필수적이다. 경제활동, 가사, 정서적 지원 등 서로 돕는 손길로 ‘솜씨’를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을 심는지는 종내 무엇을 거둘지를 결정짓는다. 이는 만고의 진리다.

‘부드러운 말투’,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마음’ 그리고 ‘서로를 위한 헌신’은 행복이라는 열매가 보장된 씨앗이다. 말씨, 마음씨, 솜씨를 좋은 것으로 골라 부지런히 심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씨앗의 힘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씨앗은 신비로운 물질이다. 작디작은 한 알의 씨앗에서 싹이 트고, 줄기와 가지가 거침없이 뻗으며, 거기서 주렁주렁 열매가 맺힌다. 그런 뒤에도 열매에 오롯이 남아 발아하고 성장하기를 반복하며 대자연을 보전한다. 열매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열매는 가히 헤아릴 수 없다. 보잘것없어 보여도 씨앗이 발산하는 생명의 힘은 기적에 가깝다.

사람이 입으로 하는 말과 가슴에 품는 마음과 몸으로 하는 행동 역시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이른바 말씨, 마음씨, 솜씨는 심은 뒤에 열매 되어 거두는 씨앗과 같다. 형체도 없고 보존할 수도 없지만 어디든 지속적으로 뿌려지면 언젠가 움이 터서 열매가 맺힌다.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해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정은 하나의 유기체다. 가족은 삶의 터전인 가정에서 말과 마음과 행동으로 날마다 씨앗을 심는다. 의식하든 하지 않든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생명을 가진 씨앗이 된다. 그리고 반드시 결실을 가져온다.



입으로 심는 씨앗, ‘말씨’


말씨는 곧 말투다. 말투는 사전적으로 ‘말을 하는 버릇이나 본새’를 뜻하는데,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마음이 고스란히 상대에게 전해진다는 점이다. 사람은 다른 이의 말을 들을 때 말보다 말투에 더 민감하다. 말의 형식이 올바르고 내용 역시 훌륭하더라도 말투에 짜증이 섞여 있거나 퉁명스러우면 듣는 사람에게 부정적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평범한 말이라도 부드럽고 따뜻한 투로 하면 상대의 닫힌 마음도 열린다.

거칠고 짜증 섞인 말투로는 결코 좋은 마음을 전할 수 없다. 갈등을 해결하지도 못한다. 말투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거나 나쁘게 하고, 상대의 말을 들었을 때 느껴지는 기분에 따라 대화의 방향이 달라지므로 의사소통할 때는 말투를 의식할 필요가 있다.

말투는 사전적 의미처럼 일종의 습관이기에 사람마다 입에 밴 대로 나오는데,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일면 누구라도 말투가 짜증스럽고 거칠어진다. 그런 상황이라도 타인에게는 말투를 조절하려고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이지만, 가족에게는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곤 한다. 가족 간 다툼이 종종 말투에서 비롯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말투만 신경 써도 가족 간 갈등을 줄이고,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평소 말투가 다정하고 상냥하면 좋은 말을 많이 할 가능성이 크다. 다정다감한 말투를 사용한다는 건 상대방이 들었을 때 어떻게 느낄지 의식하는 데서 비롯된 행위이므로 그러한 인식이 깔려 있으면 상대가 들었을 때 좀 더 괜찮은 단어와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가족은 서로의 말투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기에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다정한 말투로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 집에 밝은 에너지가 감돈다.

말투는 연습을 통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평소 다정한 말투를 사용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부드러운 투로 말하는 연습은, 행복을 영글게 하는 고운 말씨를 입으로 심는 일이다.



마음으로 심는 씨앗, ‘마음씨’


가정은 정서적 유대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다. 친밀한 유대감이 형성되었을 때 애착 관계가 안정되어 화목한 가정이 이루어진다. 유대감이 약한 가족은 매우 사소한 일로도 큰 갈등을 겪지만, 유대감이 끈끈한 가족은 집 안팎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함께 대처할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 위기를 원만히 이겨낼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오히려 유대감이 더욱 돈독해지기도 한다.

정서적 유대감이란, 쉽게 말하면 사랑받는 느낌을 의미한다. 사랑은 가정의 행복을 꽃피우는 으뜸가는 마음씨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귀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 곧 ‘존중’을 내포한다. 사랑이라는 단단한 씨앗을 반 갈라 보면 그 안에 존중이 오롯이 박혀 있는 것이다.

가족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정당하지 않은 행동마저 무조건 존중하라는 뜻이 아니라, 가족이 설령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지라도 존엄성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기를 원한다. 가족도 엄연히 다양한 개개인의 집합이므로 서로 다른 의견과 욕구를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존중이 빠진 사랑의 씨앗은 아무리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도 싹을 틔우지 않는다. 사랑은 존중하는 태도로 전해진다. 존중하면 상대방의 편에서 생각하고 그 마음을 알아주려 노력할 수 있다.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고, 내 기분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무례함을 범하지 않을 수 있다. 가족끼리 때로 실망도 하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존중에 기반한 사랑의 마음씨를 부지런히 심는 노력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말씨와 마음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함께 가꿔나가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음씨가 고우면 말씨도 부드럽게 나갈 가능성이 크다.



몸으로 심는 씨앗, ‘솜씨’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가 제시한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따르면 사랑은 친밀감, 열정 그리고 ‘헌신’으로 구성된다. 아무리 사랑의 마음을 품고 다정하게 말한다 해도 헌신이 없으면 공허하다. 의식주가 이루어지는 가정이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서는 헌신이 필수적이다. 경제활동, 가사, 정서적 지원 등 서로 돕는 손길로 ‘솜씨’를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돌봄과 헌신은 가족의 존재 의미다. 요즘은 희생과 헌신을 구시대 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고 가족 해체가 빈번해지고 있다. 헌신의 의미를 짚어봐야 하는 때이다. 가족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헌신할 줄 알아야 건강한 관계를 맺고 그러한 협력을 통해 소속감을 느낀다. 헌신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하거나 어느 한 사람에게 지우는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정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욕구를 존중하고 서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집안일은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며 살기 위해 매일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가사 분담은 가정생활의 만족도를 좌우하므로, 한 사람이라도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공평해야 한다. 가족 간의 공평은 뭐든 똑같이 나누는 게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역량을 고려할 때 실현된다. 중요한 건, 단순히 일을 나누고 기여도를 따지기보다 서로 도우려는 마음이다. 가족이 내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고 미루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이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은 자신과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때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한다. 일의 결과보다는 자신과 가족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소한 일이라도 누군가 솜씨를 발휘하며 헌신한 일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감사와 격려의 말을 건네며 노고를 알아주어야 한다. 서로 칭찬하고 감사를 표현함으로 구성원 각각은 자부심과 존재감을 느끼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정에 생동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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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 대로 거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말이 씨가 된다’.

모든 일은 원인에 따라 거기에 맞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뜻을 담은 속담에 씨앗이 자주 등장한다. 인과를 비유하는 데 씨앗만큼 적절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상이 또 있을까. 무엇을 심는지는 종내 무엇을 거둘지를 결정짓는다. 이는 만고의 진리다.

가족을 향한 소소한 말 한마디, 마음 씀씀이, 행동 하나하나 역시 어떤 것으로 심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행복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물건도 아니고, 고속도로를 달려 단시간에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도 아니다. 경작하듯 인내와 정성과 시간을 들여 정직하게 거두는 결실이다. 씨를 뿌리고 가꾸는 수고와 함께 농작물이 자라 열매가 맺히기까지 인내의 기다림이 요구되듯, 가정의 행복을 얻는 데도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부드러운 말투’,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마음’ 그리고 ‘서로를 위한 헌신’은 행복이라는 열매가 보장된 씨앗이다. 말씨, 마음씨, 솜씨를 좋은 것으로 골라 부지런히 심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씨앗의 힘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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