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일로 떨어져 지내는 큰딸이 하루는 업무 차 집 근처에 온다며, 오는 김에 집에서 하룻밤 자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사진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으며 위로를 삼는데, 큰딸이 와서 자고 간다고 하니 얼마나 설레던지요. 자라면서 속 한번 썩인 적 없을 정도로 착한 세 아이는 서로간의 우애도 참 좋고, 집안에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기도 잘해서 든든하고 고맙지요. 그런 세 아이 중 첫째와 둘째가 집을 떠나 독립해 살고 있습니다. 둘이나 곁에 없으니 항상 마음 한 켠이 떨어져 나간 듯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습니다.
모처럼 집에 오는 딸에게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떨어져 지내다 보니 그렇게 하지 못해 늘 아쉽거든요. 메뉴를 고민하다 연어대가리조림이 떠올랐습니다.
“연어대가리조림 해줄까? 안 먹어봤지? 진짜 맛있어!”
딸도 좋다고 했습니다. 연어대가리조림은 껍질이 탱글탱글하고 살도 정말 부드럽습니다. 회로만 먹던 연어를 처음 조림으로 먹어본 딸들은 너무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맛있게 먹는 두 딸을 보니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함께하지 못한 아들이 생각나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습니다. 세 아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맛있게 식사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사랑이 가득 담긴 맛있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배불리 먹이고 싶습니다.
Recipe
연어대가리조림
재료(2~3인분)
연어대가리 반쪽과 뼈대, 무 200g, 감자 1개, 당근 1/4개, 다시마 2개, 청양고추 1개, 대파 1개, 마늘 5개, 생강 1개
양념장 재료
물엿 1스푼, 간장 1/2컵, 설탕, 맛술 1컵, 물 3컵
방법
- 연어대가리는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떼고 깨끗이 씻는다.
- 물엿, 간장, 설탕, 맛술, 물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 연어, 무, 감자, 당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고추는 송송 썬다.
- 냄비에 무, 감자, 당근, 고추, 다시마, 생강을 넣고 그 위에 연어를 올린 뒤 양념장을 뿌린다.
- 센불로 익히다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어낸다.
- 국물이 반 정도 졸아들면 다시마와 생강은 건져내고, 통마늘과 대파를 넣는다.
-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중불로 졸인다.
*순서 2번 양념장에 들어가는 설탕은 기호에 맞게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