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준 파래무침이 떠오릅니다. 결혼하고도 그 맛이 생각나 파래무침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엄마표 파래무침과 비슷하게 흉내는 냈지만 뭔가 부족했습니다.
‘뭐지? 우리 엄마 파래무침은 이렇지 않았는데 ….’
제가 만든 파래무침은 엄마가 만든 것처럼 차지지 않고 뻣뻣했습니다. 파래를 손질할 때는 소금을 넣은 찬물에 빨래를 치대듯 씻어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저는 수족냉증 때문에 손에 찬물이 닿는 걸 무척 싫어합니다. 하지만 비법을 알았으니 다시 도전했습니다. 찬물에 파래를 씻고 있자니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파래가 제철이라며 겨울이면 종종 파래무침을 해주시던 엄마. 엄마도 그때마다 이렇게 손이 시렸겠구나 싶어서요.
“니 파래무침 좋아하재? 해주꾸마.”
요즘은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이제 파래 씻는 건 내가 하겠다며 엄마를 거듭니다. 추운 겨울 파래무침이 그렇게도 맛있었던 건 따뜻한 손으로 녹여낸 엄마의 사랑이 가미된 덕분이었습니다.
Recipe
파래무침
재료(2~3인분)
파래 200g, 무 1/3토막, 소금 적당량, 양념장(다진 대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멸치액젓 1큰술, 참기름 1큰술, 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
방법
- 찬물에 소금을 넣어 파래를 5분 정도 담가둔다.
- 무는 가늘게 채 썬다.
- 파래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찬물에 치댄다.
- 불순물이 제거되도록 여러 번 헹군다.
- 파래를 꽉 짜서 물기를 뺀 뒤 적당한 길이로 썬다.
- 파래와 무, 양념장을 볼에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 무친 파래를 접시에 담는다.
* 6번에 멸치액젓은 기호에 맞게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