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엄마에게 저는 여전히 아이입니다. 엄마가 전화로,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느냐고 물을 때면 삼시세끼 잘 먹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지요.
일찍 퇴근한 어느 날, 집에 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이 없었습니다. 뭘 먹나 고민하다 문득 엄마가 끓여주던 두부찌개가 떠올랐습니다.
‘간이 잘 밴 두부와 어묵, 무를 잘라 밥에 올리고, 칼칼하고 따끈한 국물을 끼얹어 비벼 먹으면….’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인터넷에 ‘두부어묵찌개’를 검색해 조리법을 훑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찌개와 비슷한 레시피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엄마에게 전화해 레시피를 물었습니다. 엄마는 휴대폰 너머에서 저의 저녁 준비를 진두지휘했습니다. 재료를 손질하는 방법부터 넣는 순서, 끓이고 간을 하는 타이밍까지, 모두 엄마의 지령대로 했습니다.
완성된 찌개를 앞에 두고 다시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두부와 밥을 비벼 입에 넣자 탄성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엄마도 밝은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지요. 하지만 사랑이라는 조미료가 빠진 탓이었을까요. 엄마의 말대로 만들었는데도 집에서 먹었던 찌개와 똑같은 맛은 나지 않았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국물 맛을 음미하면서, 새삼스레 엄마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Recipe
두부어묵찌개
재료(4인분)
두부 2모, 어묵 400g, 무 반 토막, 다진 마늘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소금 2작은술
방법
- 두부, 어묵, 무를 네모나게 자른다.
-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두부와 어묵을 켜켜이 쌓는다.
-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그 위에 얹고 재료가 잠길 만큼 물을 붓는다.
- 강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춘다.
- 기호에 맞게 소금으로 간한다.
- 무가 푹 익을 때까지 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