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든든한, 엄마의 감자 된장국


직장을 옮기면서 집에서 독립했습니다. 제가 밥은 잘 챙겨 먹을지, 집안일은 밀리지 않고 그때그때 잘할지, 이사 전부터 엄마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엄마는 저와 통화하면 가장 먼저 “밥은 먹었어?” 하고 끼니부터 걱정하시지요. 하루는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그러시는 겁니다.

“우리 딸은 엄마가 해준 음식 중에서 특별히 생각나는 거 없지? 떨어져 지내면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그립다고들 하잖아.”

혼자 밥을 먹다 보니 엄마가 해준 밥을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시간이 그립기는 했지만, 특정 음식을 떠올려본 적은 없었습니다. 엄마의 물음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뜨끈한 된장국이 떠올랐습니다. 학교 다닐 때, 엄마가 끓인 따뜻한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고 등교하면 속이 든든해서인지 한겨울 추위도 끄떡없었지요. 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된장국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엄마의 손맛이 그리웠지만 아쉬운 대로 엄마에게 레시피를 물어봤습니다. 엄마는 국 끓이기가 제일 쉽다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고, 택배로 감자, 마른 멸치, 말린 표고버섯 등 재료까지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냉장고 깊숙이 넣어뒀던 된장을 꺼내 국을 끓였습니다. 엄마가 알려준 방법대로 하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완성된 된장국과 갓 지은 밥으로 상을 차린 뒤 국물을 떠서 먹어보니 정말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이 났습니다. 뿌듯한 마음에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잘했네. 맛나게 먹어”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엄마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 다른 요리를 해볼 의욕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챙겨 먹으면 저도 건강해지고 제 끼니를 걱정하는 엄마의 걱정도 덜어드리니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요리 실력을 키워 집에 내려갔을 때 가족을 위한 밥상까지 차린다면 그야말로 일석삼조겠지요?


Recipe


감자 된장국

재료(2~3인분)

된장 1.5큰술, 쌀뜨물 600㎖, 육수용 멸치 반 줌, 감자 2개, 양파 1개, 대파 1/2대, 청양고추 1개, 건표고버섯 반 줌, 다진 마늘


방법


  1. 쌀뜨물에 멸치를 넣고 끓여 육수를 낸다.

  2. 감자, 양파, 대파, 건표고버섯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청양고추도 잘게 썬다.

  3. 육수에 감자를 넣고 끓이다, 감자가 익을 무렵 양파, 대파, 건표고버섯, 청양고추를 넣는다.

  4. 된장을 넣고 풀어준 뒤, 팔팔 끓으면 거품을 한 번 걷어내고 다진 마늘을 넣는다.

  5. 국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끈다.


* 된장마다 염도가 다르니 기호에 맞게 소금 또는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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