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신폭신 고구마 빵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 집 근처로 이사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습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엄마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엄마가 경로당에도 못 가시고 가깝게 지내는 이웃분들과도 가급적 거리를 두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먹는 즐거움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가 약해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시니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좋아하실 만한 간식을 준비해 매일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군고구마, 삶은 찰옥수수, 감자전, 장날에는 쑥떡과 과일을 사다 드리는 등 매일 다른 종류의 간식을 장만했습니다. 그래도 비슷한 메뉴가 반복되는 건 어쩔 수 없었지요. 싫증이 나실 법도 한데, 엄마는 항상 “뭘 이렇게 매일 가지고 오나, 힘들게” 하시면서도 맛있게 드셨습니다.

그런 엄마를 보니 뿌듯해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생각해보니 군고구마는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드려서 이제는 좀 물리실 듯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다른 조리법을 찾던 중 고구마 빵을 발견했습니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고,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속도 편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맛도 있어 보였고요. 내친김에 바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식감이 폭신하고 부드러워 엄마가 드시기에 딱 좋았습니다.

엄마는 처음 맛보는 고구마 빵을 신기해하며 맛있게 드셨습니다.

“우리 딸이 만든 고구마 빵 맛 좀 봐라. 우째 이런 걸 다 만들었을꼬!”

친구분에게 은근히 자랑까지 하셨습니다. 작은 정성에도 무척 즐거워하며 고마워하시는 엄마를 보니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엄마, 앞으로도 맛난 간식 많이 해드릴게요. 건강하세요!


Recipe


고구마 빵

재료(2~3인분)

고구마 2개, 달걀 2개, 바나나 1개, 옥수수통조림, 소금


방법


  1. 고구마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전자레인지에 넣고 8~10분간 익힌 뒤 으깬다.

  2.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다.

  3. 달걀노른자, 토막 낸 바나나, 옥수수 통조림 2큰술을 1에 넣고 약간의 소금을 뿌려 섞는다.

  4. 달걀흰자를 저어 되직한 거품을 만든 뒤, 3에 넣고 섞는다.

  5. 완성된 반죽을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붓고 랩을 씌운다.

  6. 랩에 구멍을 뚫은 뒤 전자레인지에 8~10분간 돌린다.


*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 견과류를 반죽에 첨가한다. 고구마 대신 단호박을 이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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