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설에, 넷째 언니가 형부와 바다낚시를 다녀왔다며 통통하고 먹음직스러운 갈치를 주었습니다. 요리에 그다지 자신이 없는 제겐 다소 부담스러운(?) 선물이었지만, 직접 손질까지 해온 언니의 정성에 기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스스로를 ‘요리 꽝손’이라고 할 만큼 요리에 소질이 없습니다.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면 남편과 아이에게 외면당하기 일쑤라, 평소에는 그나마 자신 있는 메뉴를 돌려가며 하는 편이지요. 그래서 이번에 언니가 준 갈치를 보면서도 특별한 솜씨가 필요 없는 ‘구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도전 정신이 발동했습니다.
‘갈치조림을 해보면 어떨까?’
메뉴는 정했으나 막상 만들려고 하니 앞이 막막했습니다. 일단 인터넷을 검색해 쉽게 설명된 조리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조리법에 나와 있는 대로 재료를 준비하고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보글보글 소리와 함께 냄비 속의 갈치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갔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갈치조림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집에서 처음 갈치조림을 먹게 된 남편은 감격하기까지 했습니다. 음식점에서 사 먹는 것보다 맛있다며 저를 치켜세웠지요. 평소 생선을 싫어하는 아들도 발라주는 갈치 살을 곧잘 받아먹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어서 저도 뿌듯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요리에 제법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요즘은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에 하나씩 도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어떤 음식이 나올까 기대하는 남편과 아들. 맛있게 먹어줄 때면 식사 시간이 즐겁습니다.
Recipe
갈치조림
재료(2~3인분)
갈치 300g, 무 260g, 감자 2개, 양파 1개, 홍고추 1개, 대파 ½대, 다시마 3장, 국 멸치 15g, 소금, 양념(양조간장 3큰술, 고춧가루 1.5큰술, 맛술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고추장 ½큰술, 설탕 ½큰술, 다진생강 ⅓큰술)
방법
- 갈치는 비늘을 칼로 긁어 벗겨낸 다음 세척해 소금을 살짝 뿌린다.
- 무·감자·양파는 1㎝ 두께로 썰고, 홍고추와 대파도 어슷하게 썬다.
- 냄비에 물을 700~800㎖ 붓고, 무와 다시마, 멸치를 넣어 센 불에서 15분 정도 끓인다.
-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내고, 감자와 갈치를 넣는다.
- 양념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 뒤 4에 붓고 고루 휘저어준다.
- 썰어둔 양파와 대파, 고추를 넣고 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