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위한 미역국


얼마 전,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강인한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는 그 후로 부쩍 외로움을 느끼시고, 살아생전 엄마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십니다.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저도 그동안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3남 1녀 중 막내인 저는 철없던 어린 시절,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부모님께 서운한 게 많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지요. 그래서 친정아버지께 더 잘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주 전화하거나 반찬거리를 만들어 드리는 것밖에 없어 늘 죄송할 따름입니다.

며칠 전에는 치아가 불편하신 아버지를 위해 친정에 가서 미역국을 끓여드렸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께 전화가 왔습니다.

“내 딸이 끓여준 미역국 정말 맛있었다. 이 말 해주고 싶어서 전화했다.”

제가 음식을 해드릴 때면 민망하신지 그저 웃기만 하던 아버지였는데, 그날은 웬일인지 칭찬을 하셨습니다. 그 진심 어린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국이 짜지 않던가요? 제 입에는 조금 짜던데….”

하지만 아버지는 “무슨, 하나도 안 짜더라” 하셨습니다.

어릴 때는 이런 말이 참 듣고 싶었는데…. 이제 와 들으니 아버지가 약해지신 것 같아 애잔합니다. 이런 아버지를 생각하면 한없이 눈물만 나옵니다. 앞으로는 친정아버지께 더 자주 전화드리고 찾아뵈어야겠습니다.


Recipe


소고기 미역국

재료(2~3인분)

마른 미역, 소고기, 참기름, 멸치육수, 마늘, 국간장, 소금


방법


  1. 마른 미역을 물에 불린다.

  2. 불려둔 미역을 짜서 물기를 뺀 뒤,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붓고, 소고기를 넣어 볶는다.

  4.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미역을 넣고 볶는다.

  5. 4 에 멸치 육수를 붓는다.

  6. 국이 끓으면 마늘, 국간장, 소금을 차례로 넣어 간을 맞춘다.


* 푹 끓이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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