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이 약한 아빠를 위해 엄마는 늘 음식에 신경 쓰셨다. 그 덕분에 밥상에는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식품 대신 건강에 좋은 자연식품들이 올라왔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니 엄마의 손맛이 밴 건강한 집밥이 더욱 그리워진다.
특히 조물조물 무쳐낸 나물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나물 반찬이 간단해 보여도 시간과 수고가 적지 않게 든다는 것을 결혼하고 살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건나물은 오래 불려야 하고, 잎이 무성한 푸성귀는 잎을 하나하나 다듬어야 한다. 줄기를 식용하는 나물은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까도 까도 줄지 않고 손톱 밑은 새까맣게 물든다. 주요리도 아니고 들인 수고에 비해 눈길을 사로잡는 것도 아니지만, 산뜻하고 아삭한 자연의 맛을 알아버린 이상 나물 반찬을 포기할 수 없다.
한번은 엄마와 통화하다 나물 반찬을 만드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다.
“힘들긴, 햄이나 소시지 안 준다고 불평하지 않고 맛있게 먹어주는데 신나지. 하나도 안 힘들었다.”
엄마의 사랑이 담긴 건강 밥상과,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으라는 아빠의 당부 덕분에 내 위장은 튼튼하고 소화력이 좋다. 오늘은 머윗대와 고구마순으로 엄마의 밥상을 재현해 봐야겠다. 엄마에게 배운 사랑의 레시피로 맛있게 볶아야지.
Recipe
머윗대 들깨볶음
재료(2~3인분)
머윗대 400g, 양파 반 개, 대파 한 뿌리, 홍고추, 양념(들깻가루 2큰술, 들기름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국간장 3큰술, 물 400ml, 소금)
방법
- 끓는 물에 소금 한 스푼과 머윗대를 넣어 8~10분 데친다.
- 머윗대를 찬물로 헹군 뒤 껍질을 깐다.
- 껍질을 깐 머윗대를 찬물에 깨끗이 씻어 5~6cm 크기로 잘라 물기를 짠다.
- 웍에 들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는다.
- 마늘향이 올라오면 머윗대를 넣어 볶는다.
- 국간장과 물을 넣은 뒤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10분 동안 졸인다.
- 양파, 대파, 홍고추, 들깻가루를 넣어 더 볶는다.
- 기호에 따라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한다.
Recipe
고구마순볶음
재료(2~3인분)
고구마순 350g, 양파 반 개, 대파 반 뿌리, 홍고추, 청양고추, 굵은소금, 양념(들깻가루 2큰술, 들기름 1큰술, 식용유 1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진간장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물 3큰술)
방법
- 찬물에 굵은소금을 풀어(물 1리터당 소금 1큰술) 고구마순을 넣고 2시간 정도 불린다.
- 불린 고구마순의 껍질을 깐다.
- 껍질을 깐 고구마순을 끓는 물에 데쳐 찬물로 헹군 후 5~6cm 크기로 자른다.
- 웍에 들기름과 식용유를 넣어 다진 마늘을 볶는다.
- 마늘향이 올라오면 고구마순과 진간장, 멸치액젓, 물을 넣어 볶는다.
- 양파,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 들깻가루를 넣어 조금 더 볶으면서 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