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하면 가족끼리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화목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그런 행복은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누군가의 정성과 수고가 있을 때 가능하지요. 음식을 ‘먹는 사람’과 ‘준비하는 사람’이 떠올리는 명절은 다소 차이가 있겠다 싶습니다.
저희 가족이 명절에 모이면 가장 바쁜 사람은 외할머니입니다. 일손을 거들려고 설거지라도 할라치면, 할머니는 손자 손에 물이 닿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기어코 말리곤 하시지요. 한번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도울 기회를 주시지 않는다면 내가 음식을 직접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메뉴를 고민한 끝에, 늘 먹던 음식 대신 색다른 게 좋을 것 같아 중국요리인 ‘어향가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가족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어향가지는 금세 바닥을 보였고, 외할아버지께서는 나중에 먹어야겠다며 남은 양념을 따로 담으셨습니다. 손자가 명절에 요리를 해준다며 좋아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그날 이후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면 새로운 음식을 준비해 가곤 합니다. 다가오는 명절에는 뭘 만들 거냐고 물으시는 할머니의 기대에, 어떤 요리를 대접해 드릴까 행복한 고민을 해봅니다.
Recipe
어향가지
재료(2~3인분)
가지 3개, 피망 1개, 다진 돼지고기 200g, 표고버섯 2개, 팽이버섯 반 줌, 대파, 마늘, 감자전분, 치킨스톡, 간장, 소금, 설탕, 굴소스, 두반장, 식용유, 고추기름
가지튀김
- 가지를 어슷썰어 지퍼백에 담은 후 소금과 설탕을 뿌린다.
- 가지에서 수분이 나오면 감자전분 5큰술을 넣고 섞는다.
- 감자전분과 물을 1:1 비율로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 가지가 든 지퍼백에 튀김옷을 붓는다.
-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둘러 온도가 오르면 가지를 넣고 노릇하게 튀긴다.
어향소스
- 달군 팬에 고추기름과 다진 대파, 다진 마늘로 향을 낸 뒤 돼지고기를 넣어 볶는다.
- 고기가 다 익으면 간장 1큰술, 굴소스 2큰술, 두반장 1큰술, 치킨스톡 1큰술, 설탕 1큰술을 차례로 넣고 1분간 볶는다.
- 팽이버섯, 채 썬 표고버섯과 피망을 넣어 살짝 볶다가 물 150ml를 넣고 졸인다.
- 전분물(감자전분 0.5, 물 1.5큰술)을 조금씩 넣고 빠르게 휘저으며 농도를 맞춘다.
- 완성된 소스를 접시에 담고 그 위에 가지튀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