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멸치볶음

유치원에 다닐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엄마가 싸 주는 도시락을 가져갔습니다. 도시락을 가져가는 날이면 친구들과 서로 반찬을 나눠 먹곤 했습니다. 한번은 옆자리 친구가 제게 멸치볶음을 한 젓가락 건넸습니다. 멸치볶음은 달콤하고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했습니다. 그 맛에 반해버린 저는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도 도시락에 멸치볶음 넣어주세요.”

“멸치볶음? 그래, 엄마가 다음번에 꼭 싸줄게.”

일주일 뒤, 아침부터 집 안에 고소한 향이 가득 퍼졌습니다. 저는 점심시간에 멸치볶음을 먹을 생각에 잔뜩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 부푼 마음으로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저는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친구가 싸왔던 멸치볶음과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멸치 크기도 훨씬 크고, 꽈리고추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이 멸치볶음이 아니라고 한참이나 투정을 부렸습니다.

“엄마, 그때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잔멸치가 너무 비싸서 그랬지.”

“근데 꽈리고추는 왜 넣었어?”

“우리 딸 더 맛있게 먹으라고.”

눈물의 멸치볶음 사건은 엄마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잔멸치볶음보다 꽈리고추멸치볶음을 더 좋아합니다. 저도 엄마의 입맛을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Recipe


꽈리고추 멸치볶음

재료(2~3인분)

중간 크기 멸치 100g, 꽈리고추 100g, 참기름 1큰술, 통깨 1큰술


양념

간장 2큰술, 맛술 2큰술, 설탕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방법


  1. 손질한 멸치를 마른 팬에 살짝 덖는다.

  2. 양념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꽈리고추를 씻어 반으로 자른다.

  4. 팬에 꽈리고추와 양념장을 넣고 볶는다.

  5. 멸치를 넣어 더 볶다가 참기름을 두르고 통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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