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세면대가 막혀 물이 잘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손보겠지 싶어 불편해도 그냥 사용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쉬는 날 고치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세면대 물이 시원하게 내려갔습니다.
“밤사이 고쳐놓은 거예요? 왜 물이 안 내려갔던 거예요?”
“머리카락이 엉켜 있었어.”
“내 머리카락이 세면대에 들어갔나 봐요. 미안해요.”
“그럴 수 있지. 또 막히면 얘기해.”
저는 남편의 말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와, 내 남편!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셨다가 나한테 보내주신 게 틀림없어요.”
남편은 제가 민망할까 봐 세면대가 막힌 이유를 먼저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탓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그동안 하던 대로 사용하라고 했지요.
“어쩜 그리 예쁘게 말할 수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세면대 청소가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어.”
그날 이후로 저는 세면대에 머리카락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저를 감동시킨 선한 말 덕분에 남편을 배려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 것입니다. 예쁜 말의 선순환을 경험하니, 말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