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내 이름은 추하경이다. 나는 엄마가 “하경아” 하고 불러주시는 게 좋다. 그런데 가끔 엄마가 나를 혼낼 때는 성까지 붙여 부르신다. 그러면 나는 속상하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 내 성을 가지고 놀렸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놀리기 전부터 엄마는 내 이름으로 말장난을 하셨다. 내가 배고프다고 하면 ‘배고픈 추하경’이라는 뜻으로 ‘배추’라고 했고, 내가 토라지면 상처받았다는 의미로 ‘상추’라고 하셨다. 내가 졸리거나 지쳤을 때는 고달프다의 첫 글자를 넣어 ‘고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후추’라고 하셨다.

엄마는 나를 응원하거나 위로할 때도 추씨 성을 활용했다. 여섯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추토벤’, 노래를 부르면 세계적인 소프라노의 이름을 따서 ‘추수미’라고 부르셨다. 내가 달리기를 하면 ‘추사인볼트’, 집에서 실험이나 만들기를 할 때는 ‘아인추타인’, 실수로 물건을 망가뜨리면 ‘추라클레스’라고 하셨다.

사실 엄마는 내 이름을 지으면서 성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어떤 이름을 붙여도 성하고 잘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랑 아빠가 고민 끝에 지으신 내 이름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아이’라는 뜻이다. 내가 하나님께 복받고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는 엄마 아빠의 마음이 담겨 있다.

나는 하경이라는 내 이름이 마음에 든다. 성하고 같이 부를 때만 아니면. 하지만 이젠 받아들여야겠다. 이름에 담긴 엄마 아빠의 바람대로 나는 하나님을 경외해서 축복받고 영원히 행복할 것이다. 엄마 아빠랑 함께!



* 제24회 멜기세덱문학상 수필 부문 응모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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