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지독한 감기 몸살을 앓았습니다. 약을 먹고 보양식까지 챙겨 먹어도 좀처럼 차도가 없었지요. 멀리 계신 부모님께 차마 아프다는 말을 못 하고 밤마다 끙끙 앓으며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다 본가에 가기로 한 날이 다가왔습니다.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 부모님께 사실대로 털어놓았습니다.
“엄마, 아부지. 나 감기가 너무 심해서 이번에는 집에 못 갈 것 같아요.”
제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모님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보일러는 아끼지 않고 켜는지, 병원에는 다녀왔는지, 밥은 거르지 않는지…. 이렇게 걱정하실까 봐 아프다는 사실을 감춰왔던 건데, 그동안의 함구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엄마가 저의 자취방으로 달려오셨습니다. 한 끼씩 소분한 밥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등 양손 가득 짐을 들고서요.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엄마가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꽉 막혔던 코가 뚫리고 따끔거리던 목의 통증이 가라앉는 듯했거든요.
침대에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중, 엄마가 제 손을 잡았습니다. 엄마의 손은 참 따뜻했습니다. 수족냉증이 있어 얼음장처럼 차갑던 제 손이 엄마의 손안에서 서서히 녹았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그 온기가 손끝까지 전해지는 게 아닐까?’
엄마의 손은 제 몸의 통증은 물론, 밤새 아픔을 홀로 견디며 느꼈던 서러움과 외로움까지 눈 녹듯 사라지게 하고 깊은 평안을 가져왔습니다.
엄마가 집으로 돌아가신 뒤, 냉장고를 가득 채운 엄마의 흔적에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감기가 나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지요.
하나님께서 엄마의 손에 치유 능력을 담아두셨나 봅니다. 언제나 따뜻한 사랑으로 돌봐주시는 엄마. 엄마의 손은 만병통치약이자 약손입니다.